2007년 11월 14일
오늘은 채플이 있는 날. 화요일이다. 화요일마다 힘이 든다. 항상 11시 수업이라 9시 30분 쯤에 일어나서 30분동안 정신차리고 한시간이라는 긴 시간동안 느릿느릿하게 준비를 하고 방을 나선다. 아침에 일어나면 항상 우울하다. 저혈압이라 그런가. 남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상쾌하다던데 나는 일어나고 나면 머리가 띵하고 정신차릴때까지 30분은 찬공기를 마시며 빈둥대야한다. 사실 일어나자 마자 담배를 한대 피고나서 커피한잔 한 후에 물을 막 마시고 나면 어느정도 잠에서 깨었다는 기분이 들기는 하지만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생각은 하나도 들지 않고 그냥 잠이 부족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내 채플 자리는 마R02 좋지도 안좋지도 않은 그저 그런 자리이다. 양 옆은 우락부락하다기 보다는 덩치가 크고 호흡이 거친 오타쿠같은 거대한 사람이 앉는데 요즘 보이지 않는다. 사실 내가 채플을 잘 안들어가긴 했으니 요즘이라고 해봤자 몇번 되지도 않는다. 채플시간엔 항상 잠만 잔다. 내 버릇이다. 문제가 있다. 학교에서 그래도 나름대로 생각해서 인물들을 초청해서 강연을 부탁하는 건데 나는 그사람이 뭐라고 지껄이든(...)간에 그냥 mp3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함께 잠에 빠진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은 하지만 뭔가 잘못하고 있다고 느끼기는 한다. 채플이 끝나고 나면 애들이 채플에 관한 이야기도 하는데 나는 자버렸으니 들은 것도 없고 그냥 잠자코 있기만 할때 가장 그렇게 그낀다.
요즘 아는 형이 상경.경영계열 학생회 회장선거에 출마해서 도와주는 중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도와주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내 몸이 힘들어도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오늘도 채플이 시작하기도 전인 아홉시 반에 학교까지 올수 있냐는 형의 문자에 (사실 난 그 문자를 아홉시 반에 봤다.)최대한 빨리 가보겠다고 했지만 결국 상대에 도착한 시간은 아홉시 55분. 평소보다 훨씬 서둘러서 준비한 느낌이었는데 시간은 별반 다르지 않다. 채플도 겨우 출석을 했다.
시간에 쫓겨 사는 삶을 19년동안 해왔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6년이라고 해야하나. 아니 좀더 정확히 말하면 3년인가. 중학생때는 뭐 (중학교 친구들은 잘 모르겠지만) 난 노는 놈이었으니까 말이다. (정확히 말하면 그냥 내가 좋아서 한 일들이었는데 노는 애들이 하는 행동이었을 뿐이었다는게 맞을거다.) 아무튼 고등학교 3년을 시간에 쫓기며 살았다. 남들이 보기에는 내가 설렁설렁 공부도 열심히 안하고 가볍게 대학에 온줄 알겠지만 사실 내가 생각하는 지금 대학입학에 대한 payoff는 상당히크다. 아무튼 그렇게 싫은 생활이 싫어서 대학입학을 원해왔다면 남들이 비웃겠지만, 사실 난 그렇다. 여유롭게 하고싶은 것을 하며 살고 싶었다.
그런데 막상 살다보니 이게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벌써 11월인데 내 스무살이 이렇게 허무하게 지나갈 줄이야. 생각해보면 내가 2007년도를 살면서 남는건 기타 하나 뿐이다. 아니 또 하나 있나. 모르겠다. 선거를 도와주면서 오히려 진짜 내가 대학생이 되었다는 생각이 많이든다. 전 상경.경영대 학생회장님과 다른 집행부들의 (현재는 사퇴한상태이다.) 학교에 대한 이야기는 내가 얼마나 생각없이 학교를 다니고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난 적당적당히 살면서 그냥 그냥 설렁설렁 살았던 것이다. 이 피같은 스무살을.
오랜만에 쓰게되는 긴 일기라 또 중구난방이다. 이젠 일기를 종이에다 쓰지 말고 여기다 계속 써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아주 가끔씩 일기를 썼던 노트가 있었는데 그걸 잃어버렷다. 가끔씩 옛날 일기를 들춰 보면서 혼자 부끄러워하기도 하던 기억이 있다. 내가 나중에 이걸 보고 또 부끄러워하지는 않을까.
# by 카인 | 2007/11/14 00:49 | 일기 | 트랙백 | 덧글(3)
2007년 02월 16일
나랑 진짜 친한 '친구'가 있었다.
그 애 처럼 진짜 나를 아는 사람은 몇 되지 않지.
그 애가 유학가게되고
가끔씩 전주에도 와서 몇 번 만나긴 했지만
그때마다
항상 내가 이기적이었다.
내 공부 핑계 되면서 만나지도 않고
(솔직히 공부 열심히 하지도 않으면서)
그 먼곳에서 국제전화로 전화해 줬는데도
나는 쌀쌀 맞게 대답하고
그것이 원인인지 모르겠지만
그 애가 먼저 쌩깠다.
보통 사람이 이런 상황이면
미안하다고 하고 관계를 회복하려고 하겠지만
나는
이기적인 사람이었다.
그래서 나도 그냥 쌩까버렸다.
(지금 가장 후회하는 중...-_ㅠ)
가끔씩
그 친구가
잘 살고 있다든지
꿈을 향해 한 걸음 더 전진했다든지
그런 소식을 들을때마다
그때 일이 생각나서
미안해진다.
난 진짜 바보였다.
나.밖.에.모.르.는.
나를 그렇게 잘 아는 친구도 드물텐데.
미안하다.
미안하다.
# by 카인 | 2007/02/16 00:18 | 일기 | 트랙백 | 덧글(2)
2006년 06월 25일
진짜
미치겠다....
남한테 의지 안 하고
걱정 안 끼치고 신세지지 않고 살아가고 싶은데..
나한테 잘해 주는 사람한테...
진짜 미안하다...
너희들이 생각하는 것 만큼
나는 좋은 녀석이 아니거든...
# by 카인 | 2006/06/25 01:46 | 일기 | 트랙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