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19

  외로움과 점점 동화되어가고 있다. 이제 혼자서 여러가지일을 해도 좋다. 혼자의 즐거움을 알게되었다고나 할까. 이전엔 외롭고 외로워서 어떤 일을 해도 누구던 상관없이 같이 있지 못하면 정말 슬프고 그랬었는데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게 혼자 학관이나 글라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보거나 음악을 듣는다. 수업에 들어갈때에도 같이 수업 듣는사람과 꼭 같이 다녔었는데 (시간표가 어떻게 되서) 이젠 혼자서 가고, 강의실에서 수업 같이 듣는 사람을 만난다. 



  완전 고립되어있다. 일이 많기 때문에, 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사실 빈 시간은 많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시간도 꽤나 된다. 이제 점점 받아들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역시 혼자였고, 그 누구든 간에 나와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제한적이라서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아무리 내가 억지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려 해도 결국엔 긴장된 고무줄이 결국엔 끊어지듯이 나는 떨어져 나가고 말게 된다는 것을.



  사람들이 사람들과 만나서 소통하는 것을 당연시 여기지 못하고 신기하게 생각하고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는게 나이다. 난 아직도 모르겠다. 그냥 너무나 많은 혼자만의 시간-분명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음에도 불구하고-때문에 내가 정신이 나가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가정에서도 나는 항상 혼자였다. 나를 챙겨주는 가족들과 함께 있는게 오히려 나는 부담스럽고 이렇게 서울에 올라와서 혼자 사는게 편하다. 나는 사람들에서 벗어나있다.



  일이 있다는 핑계가 너무 매력적이다. 사실 내가 그 자리에 있어도 되지만, 일이 있다는 핑계로 더 이상 사람들이 말리지 않게 하고 떠나올 수 있다는 것이 좋다. 이젠 같이 있어도 어쩔 수 없다는 걸 알기에 더욱 그러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아직도 도망만 치고 있고, 제대로 마주서지 못하고 있다. 같이 있어도 혼자 있다는 느낌. 뭐랄까 어렸을 때부터 항상 느끼던 그 느낌. 나는 어떤 사람과도 같이 있을 수 없는 존재이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살아왔지만 아직도 혼자이다. 힘이든다.

by 카인 | 2008/03/20 00:34 | 일기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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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물푸레나무 at 2008/03/21 11:09
그래도 여기 오니까 아이들이 너무 보고 싶어...
반대로 여기서는 사람 만나는 거 좀 번거로워. 소통이 3배쯤 더 어렵다보니까.
단순히 언어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가 전혀 달라서. 그게 그렇게 차이가 나더라.
그래서 여기선 혼자 있는 게 너무 편하다-_-;ㅋㅋ 너처럼 커피마시며 책읽으며 음악들으며 이렇게 간지나는 건 전혀 안 하고 있지만... (난 빵 뜯어먹으며 만화책 읽으며 티비나 틀어놓고 있지)
Commented at 2008/03/23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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